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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질서의 교란: 중국산 태양광 부품의 '한국산 둔갑' 우회수출 적발
[인천본부세관 수사 결과 요약]
- 사건 개요: 중국인 A씨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후, 47억 원 규모의 중국산 태양광 부품을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하여 미국으로 우회 수출함.
- 주요 수법: 한중 FTA와 한미 FTA를 악용하여 수입 및 수출 시 관세 0% 혜택을 이중으로 수취함.
- 범행 동기: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고관세 정책(25%→50%)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적 탈법 행위.
- 적발 규모: 태양광 정션박스 약 130만 개, 총 19차례에 걸친 불법 수출 감행.
- 당국 대응: 인천본부세관 무역안보조사과 신설 및 무역 안보 침해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 강화.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무역 장벽을 넘기 위한 탈법적 수단 또한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인천본부세관에 의해 적발된 중국산 태양광 부품 우회 수출 사건은 국가 간 신뢰를 기반으로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의 허점을 노린 전형적인 국제 무역 범죄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관세 포탈을 넘어 대한민국 제조 브랜드의 대외 신인도와 한미 무역 관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매우 큽니다.
1. 미·중 무역 갈등의 틈새를 노린 지능적 우회 전략
이번 사건의 발단은 미국의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난 2024년 5월,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에 중국 국적의 A씨는 한국을 일종의 '세탁 창구'로 활용하는 대담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A씨는 국내에 허위 법인을 세워 한국산 제품으로 위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지리적 인접성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악용하여, 고관세를 피하고 한국산이 누리는 무관세 혜택을 가로채려 한 것입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틈타 국가 간 조세 정의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경제 교란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2. FTA 특혜의 이중 수취: 무관세 시스템의 악용
A씨의 범행 수법은 매우 치밀했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태양광 정션박스 130만 개를 수입하면서 이를 '제조용 부품'으로 허위 신고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산지 표시 의무를 면제받는 동시에 한중 FTA에 따른 관세 0% 혜택을 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수입 절차처럼 보였으나, 진정한 범죄는 그다음 단계에서 발생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온 제품은 별도의 가공 공정 없이 단순 재포장 과정을 거쳐 원산지가 'Made in Korea'로 둔갑했습니다. A씨는 증명서를 조작하여 한미 FTA 특혜 관세를 신청했고, 미국 세관을 통과할 때 또다시 관세 0%를 적용받았습니다. 수입 시와 수출 시 모두 무관세 혜택을 누리면서, 실제로는 중국산 제품을 미국 시장에 무혈입성시킨 셈입니다.
3. 대한민국 제조 브랜드의 신뢰도와 무역 안보 위기
이러한 불법 우회 수출은 단순히 세수 손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장 큰 피해는 성실하게 수출 업무에 임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돌아갑니다. 미국 당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원산지 검증을 강화하거나 무역 제재를 가할 경우, 선량한 한국 기업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받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제품의 브랜드 가치는 수십 년간 쌓아온 품질과 신뢰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외국인이 국내 법인을 설립해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경우, 국제 무역 시장에서 '한국산'이라는 라벨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국가적 차원의 무역 안보 침해로 이어지며, 장기적인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4. 세관 당국의 총력 대응: 무역안보조사과의 출범
인천본부세관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향후 이와 유사한 불법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0명의 정예 인력으로 구성된 무역안보조사과를 신설하여 대응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이번 중국인 A씨의 검찰 송치는 조사과 신설 이후 거둔 유의미한 수사 성과 중 하나입니다.
세관은 앞으로 첨단 분석 기법과 국제 공조를 통해 원산지 세탁 시도를 사전에 차단할 방침입니다. 특히 태양광 부품뿐만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등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전략 자산 분야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이는 공정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고 국산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정 조치입니다.
5. 공정 무역 질서 확립을 위한 시민 제보와 협력
지능화되는 무역 범죄를 완벽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속 기관의 노력만큼이나 업계 관계자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가 중요합니다. 인천세관은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여 우회 수출을 시도하는 정황을 발견할 경우,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적극 제보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자유무역의 혜택이 정당한 노력과 법적 절차를 준수하는 이들에게만 돌아가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법질서의 수호는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당국의 엄중한 법 집행과 우리 사회의 감시망이 결합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무역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