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 폭탄' 군산 나운동, 또다시 침수... '상습 침수'의 고통 속 상인들의 비극적인 하루
시간당 150mm의 강우...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에 속수무책
📖 목차
⛈️ 또다시 물에 잠긴 상습 침수 구역
전북 군산에 시간당 150㎜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진 지난 7일, 나운동의 상인들은 또다시 절망적인 현실과 마주했다. 이곳은 인근에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있어 활발한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지만, 매년 폭우 때마다 침수되는 상습 침수 구역이다. 밤사이 쏟아진 '물 폭탄'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고, 상점 안까지 빗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상인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새벽이 밝아오자 상인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수된 가게를 치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빗물에 젖은 집기들을 닦고, 흙탕물이 가득 찬 바닥을 쓸어내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함께 깊은 한숨이 서려 있었다.
💦 삶의 터전에서 벌어진 '한밤의 사투'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혁(61) 씨는 밤사이의 처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옆 가게 사장님이 도로가 잠기고 있다고 연락해서, 밖으로 나와봤더니 도로에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 있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물이 무섭게 불어나는 상황에서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집으로 돌아갔다가 오전 6시쯤부터 나와서 청소하고 있다"며 무거운 빗자루를 바쁘게 움직였다. 먹구름에 가려 해는 한 조각도 보이지 않는데도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 절망 속에서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
"다행히 닭을 보관해두는 냉장고는 약간 높은 쪽에 두어서 정상 작동이 되는데, 낮은 곳에 둔 설비들이 문제"라며 최혁 씨는 당장 눈앞의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애쓰는 듯했다. 그는 "일단 되는 데까지 청소하며 장사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며, 포기하지 않고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맞은편 과일가게의 김동환(38) 씨와 그의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밤중에 어머니가 가게로 나와 입구를 걸레 등으로 막아 물이 가게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지만, 이미 젖어버린 과일 상자를 추려내는 작업은 고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상인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투를 벌였다.
🗣️ 상인들의 절규, "지대가 낮다고만 할 게 아니라..."
반복되는 침수에 상인들은 지치고 낙담한 듯했다. 한 상인은 "지대가 낮다고만 할 게 아니라,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비가 더 많이 내릴 텐데 배수 방식 변경 등의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그들의 절규는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었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재해 앞에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이들의 절박한 호소였다.
상인들은 이날 밤까지 비 예보가 더 있다는 소식에 여전히 마음을 졸이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언제 또다시 물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그들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 반복되는 재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군산 나운동의 침수 사태는 단순히 지대가 낮아서 벌어진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복되는 재난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영역에 속한다. 지자체와 정부는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배수 시설 확충, 도로 정비 등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지대가 낮으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안일한 대응을 넘어,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