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려진 아기'와 '양어머니', 비극적 살인 사건의 전말... 국민참여재판의 숙제
폭언·폭행이 낳은 비극... 재판부, '소년범의 성장 환경'과 '사법 정의' 사이의 균형점 모색
📖 목차
👶 비극의 시작: 골목에 버려진 아기와 양어머니의 만남
골목에 버려졌던 자신을 아기 때부터 키워준 양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광주지법 형사11부(김송현 부장판사)는 8일 김모(15) 군의 살인 혐의 사건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사건의 비극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해자인 60대 여성 A씨는 2010년 9월 1일께 집 근처에 유기된 김군을 발견하고 입양 절차 없이 친자식처럼 키워왔다.
🔪 엇갈린 모정, 그리고 비극적인 사건 당일
이들의 관계는 겉으로는 따뜻한 가족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실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인 지난 1월 29일, 김군은 양어머니 A씨로부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라는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A씨를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군의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배경에는 김군이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반복적인 정신적·신체적 학대가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는 단순한 우발적 범행을 넘어, 오랜 기간 쌓여온 갈등과 학대가 폭발한 결과임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 성장 환경과 범행의 연관성, 변호인 측의 주장
김군은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제 손으로 잃었습니다"라고 적으며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쳤다. 이는 양어머니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 즉 사랑과 증오가 뒤섞여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변호인 측의 주장은 김군이 처했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비록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았지만, 양어머니는 김군에게 유일한 보호자이자 가족이었다. 그러나 그 관계가 학대로 점철되었다면, 한창 예민한 시기인 중학생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재판부와 배심원들은 이 점을 어떻게 양형에 반영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참여재판으로 향한 이유와 배심원의 역할
이번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여 사건의 사실 인정과 법 적용, 그리고 적정한 양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복잡하고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건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를 반영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번 사건 역시 가해자가 아직 어린 소년범이고, 피해자와의 관계 또한 복잡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7명의 배심원들은 증인들의 증언과 변호인, 검찰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적정한 양형 등을 평결할 방침이다. 비록 배심원의 평결에는 권고적 효력만 있지만, 재판부가 이를 고려하여 최종 판결을 내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혈연이 아닌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과 학대가 과연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둘째, 학대 피해자가 결국 가해자가 되는 비극적인 악순환을 막기 위해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셋째, 소년범의 범죄에 대해 '엄벌'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성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가.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과 재판부는 이 사건을 통해 법률적인 판단뿐만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사회적 환경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성찰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판결이 단순히 처벌을 넘어, 우리 사회가 소외된 아이들에게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