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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급추계위, 2027년 의대정원 등 추계작업 본격 착수

by bin09 2025.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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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과학적 데이터로 풀 실타래가 놓였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2차 회의 개최
사진:연합뉴스

의대 정원, 과학적 데이터로 풀 실타래가 놓였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2차 회의 개최

서막: 의료계 갈등 봉합의 첫 단추, 의사 수급 논의 시작

지난 몇 년간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의사 수급 문제였습니다. 의사단체와 정부 간의 팽팽한 의견 대립은 결국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로까지 이어지며 국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갈등의 핵심에는 '의사 수가 부족한가, 아니면 지역 불균형과 필수의료 기피 문제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오랜 진통 끝에, 이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습니다. 정부, 의료 공급자, 의료 수요자,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중심에 바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있습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증원 전 규모로 동결된 상황에서, 2027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었다는 점에서 이번 위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차 회의, 본격적인 추계 작업 착수

지난 8월 12일, 김태현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며 첫 회의를 가졌던 추계위는 29일 서울역 인근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추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과거에 진행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연구 동향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수요 추계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고려 사항을 논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추계위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발표된 기초 연구 7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연구들은 학계 내에서 이미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논의의 출발점으로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제 이 7개 연구를 기반으로 어떤 모델을 적용하고, 어떤 변수를 고려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지게 됩니다.

수요 추계 모델 논의: 이용량 기반 vs. 벤치마킹

이날 회의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부분은 바로 '의료 수요를 어떻게 추계할 것인가'였습니다. 주로 논의된 두 가지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용량 기반 접근법 (Utilization-based approach)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실제 의료 이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의료 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위원회 내에서는 한국의 고유한 의료 환경(높은 의료 접근성, 낮은 의료비 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모델에 대한 지지 의견이 많았습니다. 즉,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국민들이 실제로 얼마나 자주,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 분석하여 미래에 필요한 의사 수를 추산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현실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2. 벤치마킹 접근법 (Benchmarking approach)

이 모델은 OECD 평균 등 다른 선진국의 의사 수나 의료 이용 수준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의 미래 의사 수를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이 모델을 옹호하는 측은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장기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고 주장합니다. 즉, 단순히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의사 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모델은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위원들은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기보다는 두 모델을 병행하거나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특정 모델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균형 잡힌 결과를 도출하려는 위원회의 신중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

변수 설정의 복잡성: 오차와 정확도 사이의 딜레마

수요 추계 모델과 함께 논의된 중요한 부분은 바로 '변수' 설정이었습니다. 의료 수요를 예측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제기되었습니다.

  • 적용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인구 구성이 변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 의료 이용량: 입원 및 외래 진료에 대한 가중치를 어떻게 다르게 적용할지 논의했습니다.
  • 의사의 노동 생산성: 의사의 근무 시간, 생산성 변화, 그리고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 비임상 활동 인력: 의과학자 등 임상 진료 외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의사 인력도 추계에 포함해야 합니다.
  • 외국 유입 인구: 미래 인구 추계 시 외국 유입 인구를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변수가 너무 많아질 경우 오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복잡한 변수들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오히려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위원회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변수를 단순화해야 하는가', 아니면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향후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일정: 데이터 확보가 관건

추계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필요한 데이터 요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의료 수요와 공급을 추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추계위는 3차 회의에서 이를 분석하고 본격적인 의사 수급 예측 모델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추계위에서 도출된 심의 결과는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로 넘어가 최종적인 결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후 복지부 장관은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여 2027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확정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추계위의 논의 과정은 단순한 숫자 싸움을 넘어, 미래 의료 시스템의 모습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논의가 의료계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모두에게 신뢰받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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