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침묵하는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제리스 공동 창업자, 모회사 유니레버에 분노하며 사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의 공동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74)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그는 모회사인 유니레버가 기업의 설립 가치인 사회정의와 행동주의 경영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임은 단순히 한 인물의 퇴사를 넘어, 거대 자본에 인수된 사회적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정체성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 목차
🗣️ 창업자의 분노, "회사가 침묵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는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자신의 사임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는 "벤앤제리스가 단순한 아이스크림 회사 이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할 독립성 때문이었다"며, 이는 2000년 유니레버에 인수될 당시 보장받았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벤앤제리스가 "권력자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워하며 침묵하고 방관해왔다"고 비판하며, 더 이상 회사 내부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음을 밝혔다.
📜 독립성 보장했던 인수 계약, 그러나 현실은?
벤앤제리스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에 지난 2000년 인수됐다. 당시 유니레버는 벤앤제리스의 독립 이사회에 설립자의 가치와 평판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벤앤제리스는 대기업에 인수된 이후에도 특유의 사회적 메시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린필드의 사임은 이러한 독립성 보장이 결국 무색해졌음을 시사한다.
🌍 벤앤제리스의 '행동주의 경영' 철학
벤앤제리스는 창립 초기부터 독특한 경영 철학으로 유명했다. 그들은 단순히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 인권 신장, 평화주의 등 진보적인 가치를 기업 경영 전반에 반영해왔다. 예를 들어, 공정무역 인증 원료만을 사용하거나,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행동주의 경영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정체성이 회사의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conflict_symbol 가자지구 전쟁 등 최근의 갈등 사례
벤앤제리스와 유니레버의 갈등은 최근 몇 년 새 여러 이슈에서 표면화되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입장 표명은 양사의 가장 큰 충돌 지점이었다. 벤앤제리스 독립 이사회는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유니레버는 이를 거부하고 이스라엘 현지 법인에 사업권을 넘겨 갈등을 빚었다. 이 외에도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벤앤제리스는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지만, 유니레버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 그린필드 주장의 핵심이다.
⚖️ 결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자본의 충돌
이번 그린필드의 사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자본의 논리가 충돌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유니레버는 그린필드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벤앤제리스의 창업 정신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앞으로 벤앤제리스가 창업자의 '행동주의' 유산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단순히 '대기업의 한 브랜드'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