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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모의고사 문제지 상습 유출, 교사와 강사 46명 검찰 송치
1. 무너진 공정성: 대학원 인맥으로 얽힌 조직적 유출망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현직 고등학교 교사 A씨와 학원강사 B씨는 대학원 선후배 사이라는 사적 친분을 범죄의 고리로 활용했습니다. 이들은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가 학교로 배송되면 시험 실시 전 보안 봉투의 봉인을 무단으로 뜯고 내부 자료를 촬영하거나 복사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후 이 자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결성된 강사들의 비밀 모임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자료 공유 차원"이라는 피의자들의 항변과는 달리, 이는 국가 교육 시스템의 신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였습니다.
2. 고등교육법 위반: 규정을 무시한 '깜깜이' 문제 유포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수능 모의평가 문제는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의 시험 시간을 고려하여 매 교시가 완전히 종료된 후에야 공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학원 수업 자료 선점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공개 시점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했습니다. 유출된 문제는 강사들에 의해 즉석에서 해설지로 제작되어 배포되었으며, 이는 곧 해당 강사들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고등교육법 위반은 물론 공무상비밀봉함개봉 혐의 등을 엄격히 적용했습니다.
3. 보안 관리의 허점: 방치된 시험지 봉인과 관리 부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학교 현장의 보안 관리 실태였습니다. 시험 실시 요강에는 문제지 보관 및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명시되어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봉인이 뜯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시험 관리 책임자들은 기본적인 보안 수칙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관리 감독의 공백이 교사와 강사 간의 부당한 결탁을 장기간 방치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4. "내신 반영 안 되니까 괜찮다"는 안일한 도덕적 해이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의 행위가 위법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의평가가 실제 학생부 내신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습니다. 단순한 '정보 공유'였다는 주장이지만, 사교육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적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금전 거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사전 입수한 문제로 해설지를 먼저 배포하는 행위 자체가 학원가에서는 막대한 무형의 이익으로 환산된다는 점에서 그 해악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5. 제도 개선의 필요성: 실효성 있는 행정제재 도입 시급
서울경찰청은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강력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문제 유출에 가담한 학원이나 강사에 대해 강력한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경찰은 시험지 보관 장소에 대한 보안 강화는 물론, 유출 적발 시 학원 인허가 취소나 강사 자격 제한 등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처벌에 그치지 않고 교육계 전반의 보안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변곡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