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를 향한 83일의 추적: 이종섭 전 장관 소환,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정점'을 향하다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둘러싼 긴 여정 속에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의 칼날이 마침내 그 핵심을 향했다. 수사 개시 83일 만에 처음으로 당시 국방부의 최고 책임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이다. 이번 소환은 단순한 조사 절차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VIP 격노'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규명하려는 특검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로써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거대한 퍼즐은 마지막 조각을 맞추기 위한 중요한 변곡점에 들어섰다.

📖 목차
🕵️♂️ 83일간의 침묵을 깬 소환: 이종섭 전 장관의 출석
지난 7월 2일 수사 개시 이후, 순직해병 특검팀은 그동안 혐의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긴 시간 끝에, 마침내 이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사무실에 발을 들였다. 그는 채상병 사망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향하는 핵심 고리로 지목되어 왔다. 특히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재를 번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할 '키맨'으로 불려왔다. 특검팀은 그를 상대로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결재 번복 경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그리고 기록 이첩 보류를 지시한 구체적인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 'VIP 격노'와 '호주 도피' 의혹, 진실의 두 갈래 길
이 전 장관의 소환 조사는 단순히 수사외압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사건은 크게 두 개의 의혹이 얽혀 있는데, 첫째는 윤 전 대통령의 'VIP 격노'로 불리는 수사 개입 의혹이고, 둘째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되어 도피성 출국을 감행했다는 의혹이다. 두 의혹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이 전 장관은 이미 지난 7월, 특검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VIP 격노' 회의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이는 수사외압의 시발점이 대통령실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진술이었다. 더 나아가, 그는 지난 17일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먼저 대사나 특사를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핵심 피의자의 해외 임명을 기획·추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파장을 일으켰다.
⛓️ 엇갈리는 진술의 미로: 신범철과 김계환,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
특검팀의 수사는 이 전 장관에게만 집중되지 않는다. 당시 국방부 2인자였던 신범철 전 차관은 9일 만에 다시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또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이날로 6번째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7월 조사에서 'VIP 격노설'을 부인했다가 구속영장 심사에서 인정한 바 있어 진술의 신빙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처럼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은 수사의 난항을 보여주지만, 특검팀은 이 진술의 미로 속에서 진실의 실체를 찾아내기 위해 끈질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에 대해서는 공판 증인 신청까지 예고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압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수사 기간 연장의 의미: '직권남용' 혐의의 난관과 결론
순직해병특검팀은 수사 지연 지적에 대해 "다른 특검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반박하며 수사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직권남용' 혐의는 법정에서 매우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죄목으로, 혐의 입증을 위해 당사자 진술뿐 아니라 압수수색 등 다른 절차를 통해 증거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특검팀이 성급한 기소보다는 완벽한 증거를 확보하여 법정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검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사 기간은 최대 11월 말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10월 중으로는 실질적인 수사를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11월 말까지는 모든 사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 결론: 정의는 반드시 그 길을 찾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피의자 소환은 단순히 한 사람을 조사하는 것을 넘어, 수사외압의 '정점'을 향한 특검팀의 거침없는 행보를 상징한다. 이 사건은 한 병사의 억울한 죽음에서 시작되어, 한 국가의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거대한 의혹으로 확산되었다. 핵심 피의자들의 엇갈리는 진술,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배경, 그리고 '직권남용'이라는 난해한 법적 쟁점에도 불구하고, 특검팀은 흔들림 없이 그들의 길을 가고 있다. 이 사건의 최종 결과는 단순한 판결을 넘어, 대한민국 사회의 정의와 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